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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선일보 칼럼] 루게릭병의 비침습인공호흡기 적용과 기관지절개술 선택
작성자 로뎀요양병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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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10-31 19: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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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의 비침습인공호흡기 적용과 기관지절개술 선택

루게릭병에 대한 이해

로뎀요양병원/유재국 병원장


기관지절개술에 대한 오해와 편견

본원에는 신약치료를 위하여 걸어서 외래를 추적 관찰하면서 다니는 환자분들부터 위루술과 기관지절개술을 마치고 입원하시는 환자분들까지 다양한 상태의 환자분들이 입원한다. 모든 환자 분들의 생각이 다르고, 보호자분들의 생각이 다르며 또한 변해가는 경우도 많다.

루게릭병 환자들에 있어 가장 큰 신체적 변화 상황은 아무래도 기관지절개술의 진행 전후가 된다고들 생각한다. 위루술이나 비위관시술의 경우에는 그래도 환자분이나 보호자분들 모두 충분히 의사소통을 통하여 큰 거부감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으로 드문 환자분의 경우 비침습인공호흡기와 링거 주사에만 의존하여 여명을 지내기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체로 의식이 명료한 사람을 영양분 섭취를 중단하고 굶겨, 목마르게 하면서 하늘로 보낼수는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담아 설명하면 대체 함께 담겨 있는 듯하다)

그러나 기관지절개술은 대개 국내의 대부분 환자분들이 어느 날 갑자기 겪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미리 마음을 정해둔 분이 아니고서는 자의로 타의로 응급실에서 기관지절개술을 선택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 경우 환자분이나 보호자 분들의 감정상태는 상당히 복잡한 경우를 접하게 된다. 원망하는 경우도 있고, 한 것을 후회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느낌이 더 앞서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본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환자분과 보호자분들의 상황도 다양하다. 어떤 환자분은 본인이 하나도 선택하지 못한 기관지절개술, 위루술을 원망하면서 대학병원에서 바로 본원에 전원오는 경우도 있고, 어느 환자분은 기관지절개술, 위루술 이후 3년간 집에서 보호자께서 간병을 도맡아 하다가 지쳐서 본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 말기 환자로 분류되는 가운데 감정적으로 많이 무너진 환자분들과 보호자분들이 많기 때문에 정서적인 지지와 우울증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을 겪는다.


TV에서 본 루게릭 환자들은 대체로 극단적으로 안타까운 상태의 환자분들이 주로 나온다. 손까딱도 거의 되지 않는 와상상태에서 기관지절개술 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여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는 환자들만 루게릭병 말기환자들이 많이 알려지다 보니 모두 기관지절개술만 하면 생명이 무기한으로 연장되고 갇힌 증후군(Lock in syndrome)으로 여명을 보내는 환자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빠른 경과의 루게릭병 환자들은 자율신경계의 퇴행과 면역력 저하도 빠르기에 기관지절개술을 했다고 무조건 오래 사는 것도 아니다. 이후에도 결국 면역력 저하에 따라 잦은 폐렴이나 다발장기부전으로 사망이 빠른 경우도 많다. 자율신경저하로 장마비, 심부정맥, 방광기능저하, 장운동저하도 종종 발생한다. 심부정맥뿐만 아니라 역설절 고지혈증, 심부혈전발생 등에 기인한 것으로 사료되는 심근경색, 협심증, 뇌경색도 발견하게 된다. 그분들에게도 놔 드릴 명분과 붙잡는 명분을 설계함이 필요하다. 굳이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의식이 보존된 상태에서라면 기관지절개술 해도 빠르게 임종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군이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불리한 예후와 관련된 유전자가 질환에 많이 개입된 환자들의 경우 그렇게 빠르게 가시곤 한다). 이경우에는 완화수술(palliative operation)의 의미로도 기관절개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기관지절개술의 시행을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단정짓고 확대하기에는 여러 가지 오해가 있음을 종종 발견한다.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에 대한 본래 의미는 “환자의 의식회복이 불가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단지 생체징후 유지를 위하여 시행한 인공호흡기, 신장투석, 심페작동기 등의 기기를 이용한 치료의 지속, 생명의 연장”을 가리킨다. 그러나 루게릭병 환자분들은 의식이 명료한 경우가 대다수이고, 진단 당시 자신의 의사결정능력이 불가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호흡부전으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경우는 대체로 기도삽관부터 진행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기관지절개술을 시행하게 된다.

기관지절개술을 진행하는 상황을 본다면 매우 다양한 경우가 있다. 대개의 환자분이나 보호자분들은 집에서 갑자기 숨이 넘어가는 것 같은 상황에서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에서 의사결정의 겨를 없이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 기관지절개술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또한 응급실에서는 기도삽관과 인공호흡기 처치 후 중환자실 입원 가운데 선택의 여지없이 기관지절개술을 하지 못하면 퇴원, 전원도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본원에서도 초창기 보호자 분들과의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밤중 갑작스러운 호흡부전으로 기도삽관을 진행하고는 기관지절개술에 대해서는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1개월가량 소요 후 절개술을 진행하거나 전원을 가서 하고 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기관지절개술을 하고 나서도 적극적으로 재활치료를 할 수 있다는 가설을 실현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다양한 호흡재활치료를 통하여 낮 중에 수시간 이상 인공호흡기 없이 호흡이 가능해지는 환자들도 있었다. 보호자분들과 휠체어를 타고서 나마 함께 산책을 같이 할 수 있는 좌식 자세가 가능하도록 운동재활치료도 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호흡재활치료와 척추 주변 근육강화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목을 가누고 휠체어를 타고 함께 지내는 경우도 많이 있다. 연하재활치료를 통하여 다시 식이를 제한적으로나마 시도하는 경우도 있었고 환자들 중 일부는 정상식이를 기관절개술을 한상태에서 인공호흡기를 끼고 하기도 한다. 본원에도 휴대용 인공호흡기로 적응 후 운동재활치료를 위해 다른 층에 있는 재활치료센터에 휠체어를 타고 꾸준히 치료를 지속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쯤 되면 기관지절개술을 한다고 무조건 영구불멸이 되지도 않을 55세의 젊은 주부 환자분이 자식들이 아직 중학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남편이 있는 상황에서 하늘로 올려드리는 것만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비침습인공호흡기로도 충분히 잘 조절되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비침습인공호흡기만 하다가 무조건 죽을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기관지절개술 후 침습인공호흡기 상태가 되었을 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 충분히 상담을 해보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이때 환자 본인이 동의한다면 선택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환자가 해당 내용을 들어보고 삶의 의지가 어느 정도 있다면 사는 동안 기관지절개술 이후에도 말하는 훈련을 할 수 있고, 기관지절개술 이후에도 재활치료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드리는 것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본원에서는 일부러 선택적으로 기관지절개술을 권하는 경우도 있다. 1> 비침습인공호흡기에 대한 순응도가 너무 떨어지는 경우(비침습 마스크 쓰는 자체를 갑갑해하고, 반복연습에도 불구하고 30분도 유지하기 어려워하는 환자군), 2> 발성이 유지되고 비침습인공호흡기를 잘 순응한 환자라 할지라도 호흡부전에 대한 칼로리 소모가 극심하여 근위축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3> 구마비가 빠르게 진행하는 양상의 환자분의 잦은 폐렴 발생 시 치료목적으로, 4> 발성에 있어 호흡부전이 발성을 많이 방해하는 경우 기관지절개술을 진행함에 있어 성대주변근육의 침습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운데 기관지절개술을 권하기도 한다.

선택적 기관절개술의 경우 이러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많이들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무조건 수술 후에는 목소리를 잃는가?라는 질문인데, 꼭 그렇지는 않다” 기관지절개술을 시행하고도 발성재활을 통하여 목소리를 정상 범주까지는 어려워도 발성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환자군도 있다. 다만 구마비가 고착화되어 이미 수술 전 발성이 거의 불가한 환자분의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목소리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기관절개술의 장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절개술 이후에는 호흡 유지를 위한 칼로리 소모가 줄어든다. 집에서 충분한 영양보충에도 불구하고, 체중 증가를 위한 다양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감소한다면 호흡에 빼앗기는 칼로리가 매우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환자의 생존 의지가 충분히 있고, 보호자분들 역시 지지의사가 있을 경우 체중감소를 개선할 수 있고, 근감소 속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기관지절개술을 진행할 수도 있다.

끝으로 기왕 기관지절개술을 진행하는 경우라면 가급적 최소침습형태의 기관지절개술(경피적확장기관지절개술(Percutaneous Dilatational Tracheostomy, PDT)의 시행을 권유하는 것으로 글을 정리하고자 한다. 필자가 국내 모 대학병원 이비인후과 논문과 국외 논문에서는 관혈적기관절개술과 경피적확장기관절개술의 비교 논문에서 소요시간이 관혈적 기관절개술에 비하여 큰 합병증 발생률은 비슷하지만 시간이 훨씬 짧았던 장점만 언급되었다. 그러나 목이 매우 짧은 환자군과 경추배열 이상 환자군을 제외하고 경피적 확장기관절개술을 진행한 환자들의 경우 발성 복구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후자가 더 유리한 것이 확인되었다. 본원에서 진행한 사례에서 판단해보면 발성재활을 다시 진행하는 데 있어 경부 근육의 손상이 더 적은 편이고 관혈적 기관절개술을 진행하는 경우 조직에 따라서 오랜 시간 후 기관지절개 직경이 계속 커져가는 확률이 낮이서 나름 의미가 있는 방법으로 판단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10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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