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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선일보 칼럼] 루게릭병 신약치료의 희망과 현실
작성자 로뎀요양병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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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09-20 17: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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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신약치료의 희망과 현실

루게릭병에 대한 이해

로뎀요양병원/유재국 병원장


루게릭병은 뚜렷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는 약제는 질병 진행을 늦추는 대증요법에 불과하다는 입장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환우분들의 입장에서 신약치료의 개발은 너무나도 절박한 부분이기에 관심이 집중되곤 한다. 오늘은 말도 많고 특정약제에 대한 비판의 소지가 있을 수 있기에 매우 조심스러운 루게릭병 신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

현재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루게릭 약제는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리루텍’(Rilutek, 성분명: 릴루졸·riluzole) ▲일본 미쓰비시다나베 파마(mitsubishi tanabe pharma)의 ‘라디컷’(Radicut, 성분명: 에다라본·edaravone) 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두 가지 약제가 루게릭병을 깨끗하게 고쳐내는 약제는 아니기에 해당약제에 부작용이 있거나 비용대비 효용성이 떨어져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한 다양한 60여 국내외 제약회사들이 임상시험이 이어지고 있다. 2a, 2b 임상을 거쳐 3상 실험까지 안정성과 효용성을 인정받은 새로운 약제는 지금도 대기중이다. 오늘은 루게릭병 환자들이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려 보고 있는 신약 몇 가지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 본다.

1> 라디카바 (RADICAVA ORS)
다나베미쓰비시 제약은 미국 자회사인 미쓰비시 다나베 파마 아메리카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치료약 ‘라디카바’ 경구 현탁액을 미국에서 발매했다고 2022년 6월 16일 발표했다.

제품명은 ‘RADICAVA ORS’이며, 미국에서는 5월 12일에 승인을 취득했다. ‘RADICAVA ORS’은 ALS치료약인 에다라본(Edaravone) 링거 정주와 동일 유효성분을 포함한 경구 현탁액으로 다나베미쓰비시의 미국 자회사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에 있다. 미국에서는 2019년 10월 FDA에 의해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아 2022년 1월에 승인신청이 수리되었고, 5월에 승인을 취득했다. 지금까지 에다라본의 투여 경로는 링거 정주에 한정되었지만, 이번 ‘RADICAVA ORS’의 발매로 ALS환자에게 경구약의 치료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RADICAVA ORS’는 1일 1회 복용하며, 약물은 병에 들어 있어 약물을 복용하기 위한 물이나 용해액은 필요 없다. 현재 일본과 스위스에서 승인을 신청 중이며 한국에도 내후년경 도입이 예상된다.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한 입수신청을 진행할 수 있겠지만 현재 국내 주사제는 도입된 상태로 서두르지는 않는 분위기이다. 약효의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차후 릴루졸과 라디카바의 병용이 루게릭 환자들의 기본약물 섭취방식이 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다만 둘 다 매우 뚜렷한 호전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는 점이 늘 그렇듯이 아쉬운 점이다.



2> 애밀릭스 (AMX0035)
2022년 9월 7일 미국 아밀릭스 파마슈티컬스(Amylyx Pharmaceuticals)가 개발한 루게릭병 치료제 ‘AMX0035’ (성분명: 페닐부티르산나트륨+타우루르소디올·sodium phenylbutyrate + taurursodiol)의 미국 FDA 자문위원회가 애밀릭스의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에 경구 신약 AMX0035에 대해 이례적인 두 번의 회의 소집 끝에 승인을 권고했다. 이는 올 초 첫 번째 회의에서 2상 임상시험 데이터 상 효과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승인을 반대한 입장을 뒤집은 것.

이후 애밀릭스는 오픈-라벨 연장 시험에서 위약으로 시작해 AMX0035 치료로 바꾼 환자까지 포함하면 생존 연장 효과가 약 10개월에 이른다며 추가 데이터를 제출한 바 있다. 다만 FDA 담당자는 추가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방식에 대해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효과적인 치료제가 드문 ALS의 특징을 고려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애밀릭스는 이번에 일단 허가를 받더라도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입상시험 결과 가치를 입증하는데 실패하면 자발적으로 퇴출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해당 약물도 완치약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나름의 조그마한 임상개선 효과를 가지고 고가의 신약으로 출시할 경우 얼마나 환영받을지는 미지수이긴 하다.

3> 토퍼센 (Tofersen)
지난 2022년 7월 26일 바이오젠社는 자사가 과산화물제거효소1 유전자 (SOD1)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즉, 루게릭병) 치료제로 개발을 진행 중인 토퍼센(tofersen)의 허가신청 건이 FDA에 의해 접수되어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고 공표했다. 토퍼센의 승인 유무에 대한 FDA의 결론은 유저피법 (PDUFA, Prescription Drug User Fee Act, 전문의약품 허가 신청자 비용부담법)에 의거해 2023년 1월 25일까지 도출되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전적인 원인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최초의 치료제로 자리매김하고자 다가가고 있다. 다만 이 역시 진행속도를 더디게 하는데 경도의 호전이 기대되며, 완치약이라고 부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앞서 지난해 10월 공개되었던 대로 6개월 동안 진행된 임상 3상 피험자 무작위 분류 ‘VALOR 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보면 ‘개정 근위측성 측삭경화증 기능등급 지표’를 적용해 28주차에 착수시점과 비교평가한 증상개선 일차적 시험목표가 충족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양한 이차적‧탐색적 시험목표들을 적용했을 때 증상 진행속도의 감소 추이가 관찰됐다.

이와 함께 12개월 통합자료를 보면 토퍼센을 사용해 조기에 치료를 개시했을수록 신경퇴행의 생체지표인자 가운데 하나인 신경미세섬유의 감소가 유지된 가운데 다양한 효능지표들에 걸쳐 감퇴속도의 둔화가 눈에 띄었다. 애밀릭스와 마찬가지로 고가의 비용이 예상되나 효용성이 그렇게 탁월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4> 뉴로나타 (Neuronata-R)
국내업체 코아스템은 개발한 줄기세포치료제 '뉴로나타-알주'의 편의성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또 중간엽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외소포체(EV) 분야 연구를 통해 퇴행성 신경계 질환에 특화된 후보물질을 보다 다각화할 계획이다. 일전에 뇌척수액을 통하여 세포배양 절차를 통하여 진행하였으나 최근에는 인공액를 혼합한 뉴로나타알주의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뉴로나타의 한국과 미국 동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경우 루게릭병 환자 투약 시 뉴로나타알주와 환자에게서 직접 뽑은 뇌척수액을 사용했다. 그러나 환자 고통과 부대 비용 증가 등을 고려해 인공액(HTS-FRS)을 사용하는 안전성 평가 임상을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 시술 후 개인마다 증상전개의 차가 크고 완치약이라기보다는 완치약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기존 2014년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하면서 400명의 환자에게 처방했고 예후 개선효과도 일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탁월한 효용성을 모두에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내 임상시험과 시판이 되었던 약인지라 본원에 입원한 뉴로나타알 시술 후 입원 환자들의 경우 그렇게 뚜렷한 호전을 보이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는 본원에 입원하는 환자들의 선택편견(Selection bias)의 특징일 수도 있다. 본원에는 다른 병원에서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입원하는 경우도 많음).

5> 엔젠시스
헬릭스미스가 유전자치료제로 개발한 ‘엔젠시스(VM202)’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 임상 2a상에 대한 탑라인 데이터(Topline data)를 2022년 9월 2일 발표했다. 이번 ALS 임상에서 엔젠시스(VM202)는 뛰어난 안전성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안전성 부분은 대체로 확보가 되었으나 효용성에서는 2b연구결과를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해당 약제는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로도 개발되어 3상 임상실험중이다. 다만 대표적으로 성공한 유전자치료제로 안과 질환 치료제인 ‘럭스터나(Luxturna)’와 척수근육위축증을 치료하는 ‘졸겐스마(Zolgensma)’ 등이 있다. 그런데 이 약들은 임상 도중에도 기존 약보다 효과가 뛰어나다는 반응이 많았다. 임상에 참여한 사람이 직접 글을 올리거나 해외 언론 보도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헬릭스미스의 엔젠시스는 아직까지 그런 열광적인 반응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보면 이역시 토퍼슨이나 애밀릭스와 같이 약물의 가격과 편이성, 그리고 효용성의 탁월성이 어디까지 나올지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6> 메카신
원광대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개발한 천연물 한약제제로 식약처를 통하여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고 현재 임상 2상 신약품목 허가를 목적으로 한풍제약의 상업화 2b 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메카신은 현재까지 원광대 광주한방병원과 원광대 산본병원에서 양·한방협력연구로 탐색적 임상시험을 시행해 ‘메카신’의 용량결정실험인 2a 상 임상시험이 완료 단계에 있으며, 용량이 결정되면 곧바로 2b 상 임상연구에 돌입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등 다국가 다기관 임상시험을 통해 루게릭병의 최초 한약제재로 제품화할 계획이나 일반적인 약물승인 방식과 다른 한약재라는 점에서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사실 이외에도 너무나도 많은 약물들이 세계 각국에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뉴로나타알과같은 줄기세포 치료제와는 별개로 여러 제약회사에서 신경아교세포유도영양인자(GDNF) 단백질 생성인자를 생성하도록 줄기세포 이식하는 치료기술을 임상연구중이다. (브레인스톰사의 뉴로운(NurOwn) 치료제는 아쉽게도 3상연구에서 실패함) 아직까지 혁신적인 약물은 나올 때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 환자분과 보호자분들이 가지고 있는 큰 기대(Ex. 못 들던 팔을 든다. 인공호흡기를 떼어낸다. 다시 걸을 수 있다. 다시 유창하게 말할 수 있다. 식사를 자유롭게 다시 할 수 있다.) 만큼의 임상개선이 나타나는 신약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해당약제를 큰 자본금을 투입하여 임상실험한 만큼 작은 효능이라도 인정받아서 약으로 만들어 낼수 있도록 허가 받고 싶을 것이기에 홍보가 과할 때가 종종 있다. 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애밀릭스’, ‘토퍼슨’이나 ‘엔젠시스’ 에 대한 바이오젠의 임상 연구 접근 방식이 실패한 신약으로 평가되는 ‘아듀헬름’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듀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aducanumab)은 임상 시험에서 일관적인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알츠하이머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 효과가 아닌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지속적으로 감소시킨다는 지표를 인정받아 이를 근거로 승인받았다. 당시 자문위원회의 만장일치 승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FDA가 승인을 강행하자 소속 자문위원들이 잇따라 사표를 던지는 등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오늘날 제약회사의 입장과 의학자들의 입장의 충돌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루게릭 신약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업데이트도 많고 이야기가 많아서 다음 기회에 또 전해볼 예정이다. 오늘 하루도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우분의 평안한 저녁을 기원하며…


출처 :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10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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